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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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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문화의 특징

절식과 시식

우리나라는 기후・계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농경 위주의 생활을 하고 세시가 뚜렷하므로 세시풍속이 발달하였다. 다달이 있는 명절에 차려먹는 음식을 절식(節食), 계절마다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 먹는 음식을 시식(時食)이라 한다. 설날, 정월대보름, 중화절, 삼월 삼짇날, 사월 초파일, 단오, 유두일, 삼복, 칠석, 추석, 중양절, 시월 무오일, 동지, 납일 등 절기 때마다 음식을 만들어 즐겼다. 절식과 시식에는 각 계절의 식품을 사용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음으로써 재앙을 예방하고, 몸을 보양하며, 조상을 숭배하고자 하였다. 지금도 흔히 먹는 대표적 절식과 시식에 대해 알아보자.

정월의 절식
설날 음식
  • 떡국・전・적・찜・한과・수정과・과일 등으로 상차림을 하여 가족과 식사하고 세배 온 손님도 대접한다. 설날에 흰 떡국을 끓이는 풍습은 흰색의 음식으로 새해를 시작함으로써 천지만물의 부활신생을 의미한다는 뜻이 남겨 있으며 떡국은 한 그릇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는 뜻이 있다.
  • 충청도 지방은 쌀가루를 반죽해 가래떡처럼 길게 늘여 끓이는 생떡국이 있고, 개성지방은 가래떡을 가늘게 비벼 늘여서 나무칼로 누에고치 모양으로 잘라서 조랭이 떡국을 끓인다. 북쪽지방은 떡국 대신 만둣국을 끓이거나 만두를 삶아서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대보름 음식(상원 절식)
  • 대보름(음력 1월 15일)은 신라시대부터 지켜온 명절로 정월 14일 저녁에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는다. 대보름의 음식으로 약식, 오곡밥, 부럼, 귀밝이술, 묵은 나물, 복쌈, 원소병, 팥죽 등이 있다.
    • 오곡밥: 대보름 음식으로 대표적인 것은 약식이지만 오곡밥(五穀飯)이 대중적이다. 오곡밥이란 쌀・조・수수・팥・콩을 섞어 지은 밥이다. 다른 성씨인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고 하여 여러 집의 오곡밥을 서로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다.
    • 부럼: 부럼은 생밤・호두・은행・잣 등 견과류이다. 보름날 이른 새벽에 눈을 뜨는 대로 껍질째로 한 번에 깨물어서 먹지 않고 내던지며 “부럼이요.”라고 말하면 하면 일 년 내내 무사태평하며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고 이빨이 튼튼해진다는 풍습이 있다.
    • 묵은 나물: 호박고지・가지・박고지・취・고비・고사리・도라지・무청・버섯 등을 말리거나 묵혀두었던 것 아홉 가지를 나물로 하여 먹는다.
    • 귀밝이술: 보름날 아침 오곡밥을 먹기 전에 귀밝이술을 한 잔씩 마시면 한 해 동안 귀가 밝아지고 정신도 맑게 지낸다는 풍습이 있다. 귀밝이술은 이명주(耳明酒)라고도 하는데, 귀가 밝아지는 것은 1년 내내 기쁜 소식만 전해 들으라는 뜻이며, 정초에 웃어른들 앞에서 술을 들게 되면 술버릇도 배운다는 연유에서 비롯되었다.
단오 절식
  • 음력 5월 5일 단오는 설・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절에 속한다. 고려시대에 남자들은 공차기・편싸움 등을 하였고 여자들은 그네뛰기를 하였는데, 이런 풍습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왔다.
  • 단옷날 오시(午時)에 익모초와 쑥을 뜯어 말려두었다가 일 년 내내 약용으로 쓴다. 특히 이 날은 수리취(쑥)를 짓이겨 멥쌀가루에 넣어 녹색이 나면 반죽하여 쪄서 쫄깃하게 친 떡을 굵게 가래떡으로 비벼서 수레바퀴 모양의 떡살로 문양을 낸 절편인 수리취떡을 해먹는다.
삼복 음식
  •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이 초복, 네 번째 경일이 중복, 그리고 입추가 지나서 첫 번째 경일이 말복인데, 말복은 대개 월복(越伏)이라고도 한다. 이때가 여름 중에 가장 더운 삼복 한 달간이었는데, 사람들은 더위를 잘 이겨 넘기고자 몸을 보호하는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다.
    • 개장국: 개고기를 삶아서 파・마늘・생강 등을 넣고 푹 끓인 것이다. 닭이나 죽순을 넣고 만들면 더욱 좋고, 고춧가루를 풀고 밥을 말아서 아주 맵게 먹었다. 이렇게 하여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것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개장국은 삼계탕과 함께 보신탕(補身湯)이라 하여 삼복 절식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개고기가 식성에 맞지 않는 사람을 위해서 쇠고기로 끓이는 국을 육개장이라 하여 역시 주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 삼계탕: 영계(어린 약병아리)나 어린 오골계에 인삼・대추 등을 넣고 푹 고아서 만든다. 또는 영계에 찹쌀・인삼・대추・마늘 등을 넣고 푹 고아서 만들기도 한다.
추석 음식
  • 음력 8월 15일은 추석(秋夕) 또는 팔월 한가위라고 하는데, 우리의 최대 명절이다. 추석에는 추수한 햇곡식으로 햅쌀밥을 짓고 송편을 빚는다. 밤・대추・감・사과・배 등 햇과일로 조상께 차례를 지내며 성묘를 한다.
    • 오려송편: 올벼로 찧은 오려쌀로 만들어서 오려송편이라고 한다. 쑥․송기․치자로 맛과 색을 달리하고, 송편소로는 거피팥・햇녹두・청대콩・깨 등이 있다. 강원도 지방은 쌀 대신 감자녹말로 빚기도 한다.
    • 토란탕: 토란은 추석 때부터 나오기 시작하며 흙 속의 알이라 하여 토란(土卵)이라 하고, 연잎같이 잎이 퍼졌다 하여 토련(土蓮)이라고도 한다. 토란을 준비하여 다시마・쇠고기를 섞어 맑은 장국을 끓인다.
동지 음식
  • 음력 11월은 일반적으로 동짓달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11월에는 반드시 24절기의 하나인 동지가 들기 때문이다. 양력으로 12월 22, 23일경으로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동지를 작은설이라 하고 동지팥죽을 쑤어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였다.
    • 팥죽: 동지팥죽은 먼저 사당에 놓아 차례를 지낸 다음 방․마루․광 등에 한 그릇씩 떠다 놓고, 대문이나 벽에 팥죽을 뿌린 다음에 먹는다. 이 풍습은 팥이 액을 막고 잡귀를 없애준다는 데서 나온 것이다. 또 색이 붉어 잡귀를 쫓고자 할 때 사용한다. 삶은 팥을 걸러 물을 적당히 섞고 한참 끓인 뒤 쌀을 넣고 퍼지면 익반죽한 새알심을 넣고 다시 끓인다. 동지팥죽에는 반드시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먹는 사람의 나이대로 넣어서 먹는 풍습이 있다.
    • 타락죽: 타락이란 원래는 말린 우유를 뜻한다. 고려시대 때 몽고와의 교류 시작 후 국가의 상설기관으로 유우소(乳牛所)가 있었는데, 조선시대에 타락색(駝酪色)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궁중에서는 동지 절식으로 우유와 우유죽(타락죽)을 내공신에게 내려 약으로 썼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다. 쌀을 곱게 갈아 체에 받쳐 물을 붓고 된죽을 쑤다가 우유를 넣고 덩어리 없이 풀어 만든다.
명절 및 절기에 따른 음식의 종류
게시글 상세
명절 및 절후 음식의 종류
1월 설날 떡국, 만두, 편육, 전유어, 육회, 느름적, 떡찜, 잡채, 배추김치, 장김치, 약식, 정과, 강정, 식혜, 수정과
대보름 오곡밥, 김구이, 9가지 나물, 약식, 유밀과, 원소병, 부름, 나박김치
2월 중화절 약주, 생실과(밤・대추・건시), 포(육포・어포), 절편, 유밀과
3월 삼짇날 (성묘일) 약주, 생실과(밤・대추・건시), 포(육포・어포), 절편, 진달래 화전, 조기면, 탕평채, 화면, 진달래 화채
봄철시식 약밥, 떡국, 나박김치, 미나리강회, 송편, 두견화 화채, 쑥떡, 조개탕, 탕평채, 수란, 화전
4월 초파일 (석가탄신일) 느티떡, 쑥떡, 국화전, 양색 주악, 생실과, 화채(가련수정과, 순채, 책면), 웅어회 또는 도미회, 미나리강회, 도미찜
5월 단오 증편, 수리치떡, 생실과, 앵두편, 앵두화채, 제호탕, 준치 만두, 준치국
6월 유두(6월 6일) 편수, 깻국, 어선, 어채, 구절판, 밀쌈, 생실과, 화전, 복분자 화채, 보리수단, 떡수단
여름철 시식 느티떡, 어채, 어만두, 도미국, 앵두, 살구, 포도, 참외, 수박, 증편, 개피떡, 영계찜, 수리치떡, 제호탕, 보리수단, 수교의, 절편, 밀전병, 밀말이, 밀국수, 호박전
7월 칠석(7월 7일) 깨찰편, 밀설기, 주악, 규아상, 흰 떡국, 깻국탕, 영계찜, 어채, 참외, 열무김치
삼복 시식 육개장, 잉어구이, 오이소박이, 증편, 복숭아화채, 구장, 복죽
8월 한가위(8월 보름) 토란탕, 가리찜(닭찜), 송이 산적, 잡채, 햅쌀밥, 김구이, 나물, 생실과, 송편, 밤단자, 배화채, 배숙
9월 중양절(9월 9일) 감국전, 밤단자, 화채(유자・배), 생실과, 국화주
가을철 시식 국화전, 화채, 강정, 엿, 팥경단, 밤경단, 인절미, 각색 실과, 붉은 팥떡, 토란국, 오려송편, 무시루떡, 호박시루떡
10월 무오일 무시루떡, 감국전, 무오병, 유자 화채, 생실과
11월 동지 팥죽, 동치미, 생실과, 경단, 식혜, 수정과, 전약
12월 그믐 골무병, 주악, 정과, 잡과, 식혜, 수정과, 떡국, 만두, 골동반, 완자탕, 갖은 전골, 장김치
겨울철 시식 동지팥죽, 비빔국수, 냉면, 동치미, 연시, 수정과, 상치, 참새구이

글. 이선영 / 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시대별 변천사

고려시대
  • 신석기시대(B.C 6000~B.C 1000년)에 한반도에 인간이 정착하면서 초기(B.C 6000년~B.C 3000년)에는 자연에서 수렵과 채집 위주의 식생활이었으나 중기(B.C 3000년경)에는 조, 수수, 기장, 콩, 팥 등의 잡곡농사가 시작되었고, 이후 벼농사가 시작되었다.
삼국시대
  • 삼국시대의 농경을 보면, 북부에 위치한 고구려는 밭농사 중심으로 발전하였고, 중,남부에 위치한 신라와 백제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함께 발전시켰다. 그러나 삼국 모두 쌀의 생산량 증대를 위해 각각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벼농사가 정착되면서 식생활의 계층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으며 주종관계가 성립하여 여자가 주로 요리를 하게 되었다.
  • 삼국시대 후기에는 주식(쌀밥)과 부식(반찬)의 식생활 형태가 형성되었으며 부식으로는 날 것, 구운 것, 끓인 것 등이 있었으며 발효식품과 저장식품이 발달한 시기로써 저장식품에는 육류, 어류, 채소류의 염장 혹은 건조품의 형태로, 발효식품에는 곡류식품을 활용하여 죽, 떡, 장류, 술 등을 이용한 식품을 다수 개발하였다.

글. 이선영 / 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통과의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행하는 의식을 통과의례(通過儀禮)라 하고, 음식을 갖추어서 의례를 지킨다. 즉, 탄생, 삼칠일, 백일, 돌, 관례, 혼례, 회갑, 회혼례, 상례, 제례 등을 거치게 되는데, 그때마다 특별한 상차림이 있다. 현재까지도 우리 식생활에서 차려지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상차림이 있다.

생일
  • 아이들 생일은 보통 10살까지는 흰무리떡과 수수팥 단지를 만들어 축하한다. 생일에는 흰밥에 미역국 그리고 찬물은 김구이・고기구이・나물・김치 등을 차려서 식구가 한데 모여서 먹는 습관이 일반적이다. 나이 드신 부모나 조부모의 생신은 자손들이 정성껏 마련하여 대접하고 손님도 청하여 대접하고 축하드린다.
백일상
  • 출생 후 백일이 되는 날을 축하하기 위하여 차리는 상이다. 백일상은 흰밥, 고기를 넣고 끓인 미역국, 푸른색의 나물, 백설기, 붉은 팥고물을 묻힌 차수수경단과 오색의 송편으로 상을 차린다. 백설기는 신성함, 붉은 팥고물 묻힌 차수수 경단은 액운을 막음, 오색 송편은 만물의 조화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돌상
  • 아기가 태어나서 만으로 한 해가 되는 날을 돌이라 하는데 예전에는 영아 사망률이 높아 돌까지 생존하는 것도 크게 기념할 만한 일이었다. 따라서 백일잔치보다 큰 통과의례로 빈부를 막론하고 어린아이에게는 다 차려준다.
  • 돌상에 차리는 음식과 물건은 아기의 장수, 자손의 번성과 다재다능, 다복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돌상에는 아기를 위해 새로 마련한 밥그릇과 국그릇에 흰밥과 미역국을 담아놓고, 푸른 나물, 백설기, 인절미, 오색 송편, 붉은 팥・차・수수경단, 생과일, 쌀, 국수, 대추, 흰 무명실, 돈 등을 놓는다. 그 외에 남자아이에게는 칼・화살・책・종이・붓을 놓고, 여자아이에게는 실․바늘․가위․자 등을 놓는다. 돌잡이는 돌상 앞에 무명천을 놓고 아기를 올려 앉히고 돌상 위의 물건이나 음식을 잡아보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을 먼저 잡느냐에 따라 아기의 장래를 점치며 재주를 가지는 복을 많이 받기를 기원한다. 무명실과 국수는 장수를 위해서, 쌀은 먹을 복을, 대추는 자손 번영을, 종이․붓․책은 학문이 탁월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놓는다. 활은 용감하고 무술이 능하기를, 자와 청실․홍실은 여자가 바느질을 잘하기를 기원하는 옛 풍습이다.
  • 아기 밥그릇에는 백미를 담고, 대접에 국수를 담고 과일과 송편・백설기・수수경단 등의 떡을 목판에 담는다. 백설기는 순수 무구함을 뜻하는데 큰 덩어리를 소담스럽게 그대로 담는다. 붉은 색은 역귀를 물리친다고 하여 수수밭단지를 놓고, 송편은 소를 꽉 채워 빚는데 이는 머리에 학문을 꽉 채운다는 뜻이 있다. 과일은 자손 번창의 뜻을 담고 있다. 그 밖에 남아의 돌상에는 활・붓・두루말이 종이・천자책 등을 놓는데 무예와 학문을 닦으라는 뜻이고, 여아의 돌상에는 청홍비단・실・자를 놓아 바느질을 잘하라는 뜻을 나타낸다.
혼례음식
  • 혼례는 사례의 하나로 의혼, 납채, 납폐, 친영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납채는 신랑집에서 신부집에 청혼에 대하여 허혼을 하여 감사하다는 회신을 보내는 것이다. 지금은 사주단자를 신부집에 보내고 신부집에서는 택일하여 보내는 것이 납채의 절차이다. 납폐는 친영 전에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함에 채단과 혼서지를 넣어 함진아비에게 지워 보내는 것이 통례이다. 신부집에서는 대청에 상을 놓고 홍보를 펴서 떡을 시루채 쪄서 올려 놓고 기다렸다가 함이 도착하면 시루 위에 올렸다가 받는다. 친영은 신랑이 신부를 맞이해 온다는 뜻으로 혼례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이다. 그러나 최근 혼례의식은 주로 서양식으로 치르고 극소수만이 우리나라 전통 혼례 의식을 치르고 있다. 서양식으로 혼례식을 치르더라도 전통적인 관습인 납폐와 폐백의 풍습은 아직 남아있어 대부분 이 의식을 치르게 된다. 전통 혼례식의 음식 및 상차림에는 봉치떡(봉채떡), 교배상, 폐백음식, 큰상 등이 있는데 혼례의 여러 단계에서 각각 다른 의식에 쓰이게 된다.
  • 봉치떡(봉채떡): 납폐는 신랑집에서 함을 보내 신부집에서 받는 일이다. 이때 신랑집과 신부집에서는 봉치떡을 준비한다. 요즈음은 주로 신부집에서 준비하는데, 찹쌀 3되, 붉은팥 1되로 시루떡 2켜만을 시루에 앉히고, 대추 7개를 중앙에 놓아 함이 들어올 시간에 맞추어 쪄서 준비한다. 함이 들어오는 시간에 북향으로 돗자리를 깔고 상을 놓는다. 상 위에 붉은 색의 천을 깔고 그 위에다 떡시루를 얹어놓고 기다린다. 함이 오면 함을 받아 시루 위에 놓고 북향 재배한 후 함을 연다. 봉치떡을 찹쌀로 하는 것은 찹쌀처럼 부부의 금슬이 잘 화합하라는 뜻이고, 붉은팥의 고물은 화를 피하라는 뜻이며, 7개의 대추는 아들 7형제를 상징하는 것이다.
  • 폐백음식: 혼례를 치르고 신부가 시부모와 시댁의 여러 친척들에게 처음 인사를 드리는 예를 행한다. 이때 신부 쪽에서 준비하여 시부모님과 시조부님께 드리는 음식을 폐백음식이라 한다. 폐백에 쓰이는 음식은 지방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대추와 쇠고기 편포로 한다. 서울에서는 시부모님께 편포나 육포․밤․대추․엿․술을, 시조부님께 닭․대추․밤을 준비한다. 전라도에서는 대추와 꿩 폐백을, 경상도에서는 대추와 닭 폐백을 올린다. 폐백음식은 청․홍색 겹보자기로 그릇째 싸는데, 포는 청이 겉으로 대추는 홍이 겉으로 나오게 싸며 네 귀를 매지 않는 풍습이 있다. 이는 네 귀가 모아진 채로 늘어져 보기에도 좋고 결혼생활 내내 서로 잘 이해하며 잘 살라는 뜻이다. 두꺼운 백지를 4-5cm 너비로 오려 둥글게 붙인 다음 청․홍 보자기의 네 귀를 올려서 모아 끼운다. 이 띠를 근봉띠라고 한다.
회갑례
  • 부모가 육순이 되면 자손들이 모여 연회를 베풀고 축하드린다. 혼례 때의 큰상과 같이 떡・과자・생과・숙실과와 찬물들이 높이 고이는 고배상을 마련한다. 고배상에 차려지는 음식 종류의 품수나 높이는 정해진 규정은 없으며 놓는 위치도 꼭 정해져 있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유과・조과・생과 등을 앞줄에 놓고 상을 받으시는 편에 찬물과 떡 등을 차린다. 옥춘・귤병・다식・약과・생률・실백・호도・은행・각색연사・매화・산자・강정・사과・배 등을 일곱 치・아홉 치・한 자 두치 높이로 약15종을 만들어 상 앞쪽에 진설한다. 상을 받는 이 앞에는 따로 접시, 탕기 등에 산해진미를 잡수시도록 차린다. 앞에 괸 것은 모두 반기용인데 반기란 국물 없는 음식을 이웃에 돌리거나 내객에게 나누어 주는 것인데 놓을 적엔 반깃반(작은 목판)에 담고 백지에 싼다. 요즘은 제대로 큰상을 차리려면 비용과 품이 많이 들어 큰상을 옛날처럼 잘 차리는 일이 드물어졌다.
회혼례
  • 회혼례는 혼인하여 만 60년이 되는 결혼 기념 예식이다. 결혼 후 자녀가 성장하고 번성하며 부부가 장수하여 다복한 것을 기념하여 혼례식을 다시 올리는 예이다. 부부가 결혼을 할 때처럼 신랑신부의 복장을 하고 자손들이 차례로 술잔을 돌린다. 권주가와 춤도 마련하여 흥을 돋군다. 큰상은 혼례 때와 마찬가지로 높이 고배상을 차리고 손님 대접은 다른 잔치와 마찬가지이다.
상례
  • 상례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행하는 의식으로 임종부터 소상, 대상, 고제까지 모신다. 마지막으로 입에 버드나무 수저로 쌀을 떠 넣어 이승의 마지막 음식을 드리고 망인을 저승까지 인도하는 사자를 위해 대문 밖에 사잣밥을 차린다. 입관이 끝나면 혼백상을 차리고 초와 향을 피우고, 주(酒)・과(果)・포(脯)를 차려 놓고 상주는 조상(弔喪)을 받는다. 출상 때는 제물을 제기에 담아 여러 절차를 치르고 봉분을 하고 돌아와서는 상청을 차린다. 예전에는 만 2년간 조석으로 상식을 올렸다. 특히 초하루와 삭망에는 음식을 더욱 정성껏 마련하고 곡성을 내고 제사를 지낸다. 상중에 돌아가신 분이 생신이나 회갑을 맞으면 큰 제사를 지낸다. 상례는 점차 간소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전통적인 관습으로 복식이나 의식이 까다롭고 지켜야 하는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제례
  • 제례는 집안이나 고장에 따라 제물과 진설법이 다르다. 제물은 주(酒)・과(果)・포(脯)가 중시이고, 떡과 메・갱・적・전・침채・식혜 등 찬물을 놓는다. 제상과 제기는 평상시에 쓰는 것과는 구별하여 마련한다. 차례는 정조와 추석 두 차례만 올리는데 설날 아침에는 떡국으로 올리고 추석에는 햅쌀로 지은 밥과 술, 송편과 햇과일을 올린다.

글. 이선영 / 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식문화의 특징

우리나라 식생활 문화의 기본은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이 기본요인으로 영향을 준 것이다. 먼저 주요 식량이 쌀인 것은 우리나라의 토양과 기온, 강수량 등 자연이 벼농사를 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지가 많고 기온과 강수량이 전국적으로 고르지 못하므로 벼농사가 불가능한 지역에서는 각각 풍토에 따라 조, 기장, 보리 등 잡곡농사를 하였다. 이와 같은 결합재배의 환경에서 우리의 주식문화는 쌀과 잡곡 혼용음식의 특징을 갖는다.

한편, 산지가 많아 광활한 목축경영은 불가능하였지만 대두의 원산지에 근접했으므로 일찍부터 콩을 재배하여 콩 가공품이 발달하였고, 해면이 많아 어패류가 다양하였으므로 젓갈과 건물 등으로 가공하여 곡물음식에 부족한 단백질 급원음식으로 함으로써 국민영양의 균형을 꾀할 수 있었다. 특히 겨울의 추위에 대비해서 개발한 김장김치가 비타민 보유에 좋은 음식으로 발전하여 오늘날에는 세계화할 수 있는 채소발효 식품으로 선호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음식문화의 기본은 우리 강토의 풍토와 결부된 것인데, 우리나라의 자연환경과 식생활 문화의 관계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수륙양면의 위치와 산물 및 문화교류의 다면성
  • 우리나라는 대륙과 이어져 있어 육로를 통한 문화의 교류와 상역이 용이하고, 3면의 바다를 통한 해양 문화의 유입이나 상역의 기회도 많을 수 있는 위치이다. 한편, 좁은 강토이지만 남북 간이 길고, 동서남이 바다에 면해 있는 수륙 양면의 위치에 있으므로 유기의 산물, 해면의 수산물 등이 지역에 따라 다양하였으며, 따라서 장류, 김치, 젓갈 등 식품 가공법이 지역성과 더불어 다양하게 개발 될 수 있었다.
지형, 기후와 음식문화의 다양성
  • 우리나라는 산지가 전 국토의 70%를 차지하는데 그 중 40%이상이 낮은 산지로 고래로부터 산기슭에 화전을 일구어서 밭작물을 재배하였고, 구릉에 과수를 재배하여 황주의 사과, 나주의 배와 같은 명물과수를 산출하게 되었다. 여러 산맥을 따라 형성된 하천 주변으로 형성된 평야지대는 벼농사의 중심지가 되었다. 4계절의 구분이 뚜렷하고 계절구분도 지역에 따라서 남부지방은 계절배분이 고르지만 중부에서 북부지방으로 갈수록 겨울철이 길다. 기후구의 구분은 작물과 음식의 향토성을 형성시켜 향토음식이 발달하게 되었다.
자연환경과 작물재배
  • 우리나라는 벼농사에 필요한 조건의 환경에 있으므로 벼를 제1의 주 작물로 정착시켜 쌀밥을 주식으로 삼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환경에 있으므로 쌀 음식은 물론이고 쌀과 잡곡 혼합음식의 솜씨가 출중하여 곡물음식이 다양하게 발달할 수 있었는데, 지역풍토에 따라 북쪽에서는 쌀, 조, 팥을 섞어 지은 세아리밥을 위시해서 기장밥, 조밥 등이 많이 상용되고, 영남에서는 좋은 보리를 섞어 지은 보리밥의 맛이 좋다.
자연환경과 식생활 관리
  • 계절별로 산출식품이 달라 계절 기후에 맞게 음식을 마련해야 했으므로 우리 음식에는 계절성이 확연하다. 계절에 따라서 채소가 달랐으므로 김치와 나물 등을 제철 채소의 특성에 맞게 조리해야 했으며, 연안을 회유하는 어패류에도 계절성이 확연했으므로 어패류의 특미를 활용한 조리솜씨가 필요했다. 장류는 기본 조미료로 보편적인 단백질 급원식품이었는데, 봄철에 가공해서 연중 비치하는 기본품목 이외에 보철의 특미는 담수장으로, 복중의 별미는 집장으로, 초가을에는 청태장으로, 엄동에는 전국장(속칭 청국장)으로 하는 등 계절과 입맛의 조화를 위해서 기후 변화를 이용한 계절장을 가공해야 했다.
  • 또한, 봄철의 장 담그기와 나물 말리기, 초여름의 젓갈 담그기, 초가을의 가을나물 말리기와 장아찌 담그기, 임동철의 김장 담그기와 메주 쑤기 등의 연중행사를 제철을 놓칠세라 철저하게 시행하였는데, 이러한 연중행사는 계절변화가 뚜렷한 환경에서 필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유교 의례를 중히 여겨서 통과의례(通過儀禮)에 따라 잔치나 제례음식의 차림새가 정해져 있다. 사계절에 따른 시식(時食)과 절식(節食)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준비된 음식을 한상에 모두 차려놓고 먹는다.
    • 밥이 주식이고, 부식으로 반찬을 곁들이며, 주식에 따라 반찬을 구성하여 균형 잡힌 한 끼 식사 가 된다.
    • 국물이 있는 음식을 즐긴다.
    • 조리법으로는 구이・전・조림・볶음・편육・나물・생채・젓갈・장아찌・찜・전골 등이 있으며 음식재료를 잘게 썰거나 다지는 방법을 많이 써서 섬세한 음식을 즐긴다.
    • 김치・장아찌・장・젓갈 등 발효식품을 많이 섭취한다.
    • 조미료와 향신료의 사용이 발달하였으며 갖은 양념이라고 하여 간장・파・마늘・깨소금・참기름・후춧가루・고춧가루 등을 용도에 따라 사용한다.
참고문헌
  • 윤서석, 우리나라 식생활 문화의 역사, 신광출판사, 1999
  • 한복진, 우리생활 100년․음식, 현암사, 2002

글. 이선영 / 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